안녕하세요, 레이디 선데이입니다.
코로나19로 인해 달라진 점 중에 하나는 예전엔 자주 가던 극장을 안가고, 집에서 넷플릭스로 영화를 본다는 점입니다.
갓 개봉한 신작은 아니지만 그동안 보고 싶었던 영화도 보고, 드라마 오렌지이즈더뉴블랙은 시즌 2, 종이의 집은 이제 시작했습니다. (위쳐는 2화까지 보다가 포기)
가끔은 영화와 상관없이 [영화관에서 영화를 보는 행위] 자체를 하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. 의자는 불편하지만, 어두운 공간 속에서 큰 화면이 주는 몰입감이 있으니까요. 하지만 극장에 가는 건 왠지 망설여 집니다. 요즘 사회적 거리두기 캠페인을 하는데, 극장은 밀폐된 공간에서 많은 사람들이 모여서 2시간여 동안 함께 있으니까요. 제가 모르는 새 주변 사람들에게 폐를 끼칠 수도 있구요. 보헤미안 랩소디와 겨울왕국은 '싱어롱관'도 따로 있었는데... 이제 당분간 싱어롱관은 없을 것 같네요. 너무 재밌을 것 같았는데 진즉 가볼 걸 그랬습니다. 이래서 마음이 동할 때 재빨리 행동으로 옮기지 않으면 항상 아쉬움이 남습니다. 그러나 이제 버스는 떠났습니다. 인생 뭐 하나 내 맘 같은게 없죠? 따흐흑. 컴백.. 컴백!
오늘만큼은 너무나 바깥 세상에서 영화를 보고 싶었습니다. 생각해낸 방법은 바로 '자동차극장'.
적당히 실외이면서 또 적당히 실내인 곳. 이만큼 이시국에 영화보기 적당한 곳도 없을 것 같습니다.
집에서 가까운 편인 '용인자동차극장'으로 갔습니다. 예매는 안되고, 현장 발권입니다. 요금은 인원 수 관계없이 차량당 2만원.
오늘의 상영작은 정직한 후보와 지푸라기라도 잡고싶은 짐승들입니다. 저는 라미란 배우가 나오는 정직한 후보를 선택!
입장할 때 주자요원분에게 영화를 말하면, 해당 상영관으로 주차안내를 해주십니다.
스크린 뒤로 아파트 단지 불빛이 보이는 게 왠지 운치있게 느껴집니다. 도심 속에서 옹기종기 모여서 비밀 모임이라도 하는 기분입니다. 주차를 하고 화장실과 매점을 갔다옵니다. 화장실은 좀 아래로 걸어가야하지만 깨끗하게 잘 관리되고 있습니다. (예전에 잠실자동차극장 화장실은 정말..... 볼일 보는 거 포기했습니다. 지금은 어떨지 모르겠네요.) 화장실 옆에 이마트24가 있으니 거기서 간식을 사오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. 주차장 바로 옆에 매점이 있는데 보통 비싸잖아요.
자리로 돌아오면 슬슬 의자 셋팅을 시작합니다. 자리는 최대한 높이고, 등받이는 최대한 뒤로 젖혀줍니다. 자동차극장의 묘미는 누워서 보는 겁니다. 누군가 그랬죠. 누울 수 있는데 왜 앉아있어야하죠? 천번 만번 옳은 말입니다. 왜 앉아있어야 하느냔 말입니다! 어이가 없다, 이거예요.
진정하고, 상영 시간이 다가오면 관리자분이 검은 천으로 전조등과 미등을 가려주십니다. 자꾸 비교를 하게 되는데, 잠실자동차극장은 관람객이 신문지로 직접 붙여야합니다. 직접 하면 잘 안붙는데요, 관리자분이 해주시는 건 2천원을 내야합니다. 하 자본주의 서울.
상영 전에는 극장처럼 주변 시설 안내, 주파수 안내 등이 나옵니다. 프로포즈 이벤트도 해주시나봐요. 프로포즈 영상을 다 같이 보는 건가요? 오마이갓 ㅋㅋㅋㅋ 그래도 극장 이벤트보다는 나은 것 같아요. 적어도 차 안에 있으니...
프로포즈는 너무 부끄럽지만, 엄마아빠 환갑 때 모시고 와서 효도영상 이벤트하는 건 좋을 것 같아요.
자동차극장의 가장 좋은 점은 옆사람이랑 영화 보면서 바로 바로 얘기를 나눌 수 있다는 것입니다. 그리고 간식이나 음료도 남 눈치 안보고 와구와구 먹을 수 있는 것도 아주 좋습니다. (← 제일 중요한 부분) 단점이 있다면, 라디오로 들어야하기 때문에 영화관보다 음질은 좋지 않다는 것. 하지만, 극장에 못 가는 상황에 이 정도는 감지덕지입니다. 그리고 또 다른 단점은 저는 운전을 못해서 혼자 갈 수 없습니다. 그리고 차도 없으니 꼭 으뜸이가 있어야 같이 갈 수 있습니다. 예전엔 문화의 날에 혼자 휘리릭 가서 영화도 보고 그랬는데. 이번 코로나로 당분간 극장에 갈 때는 꼭 둘이 같이 가게 되었습니다. 기쁩니다...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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